2019 NAMM – 레트로 아날로그의 열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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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9 년의 뮤직 & 사운드 프로덕션 트랜드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악기 & 프로 오디오 박람회, 2019 NAMM Show 가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렸습니다!

이번 2019 NAMM Show 에서는, 특히 최신의 디지털 테크놀러지에 70-80 년대의 아날로그적 향수가 더해진 레트로 아날로그의 열풍이 대단했습니다. 레코드팩토리가 NAMM Show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왔습니다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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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트랜디한 뮤지션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Modular Synth. 거의 모든 파라메터에 직접 패치를 할 수 있는 인 / 아웃 포트를 만들어, CV 등의 컨트롤 신호로 자유롭게 상상했던 사운드를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. Modular Synth 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마우스와 컴퓨터가 아닌 “전기” 와 “전선” 으로 사운드를 디자인한다는 아날로그적 쾌감이 아닐까 싶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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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많은 Modular Synth 제조사들이 함께 뭉쳐 다양한 모듈과 장비들을 직접 패칭하며 즐길 수 있는 놀이터를 마련하였습니다. 마치 50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레트로 분위기가 가득했습니다! ( 최근 레코드팩토리 라운지에도 Doepfer A-100 Modular Synth System 이 설치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Modular Synth 를 경험할 수 있답니다! 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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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oland 사 역시 레트로 아날로그 열풍에 가세, SH-101, TR-808, TR-303 등 자사의 전설적인 신디사이저를 그대로 소형 사이즈로 복원한 Boutique 라인업과 함께 다양한 Eurorack ( 여러 Modular Synth 제조사가 따르는 표준 스펙 ) 모듈들을 선보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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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한 Roland 부스에는 SE-2, D-05, TR-08, TR-03 등 Boutique 라인업의 모든 모델을 비롯하여 System-500 Modular Synth, ARIA 시리즈까지 현재 출시되어 있는 모든 Roland Synth 들을 한자리에서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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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몇 년간 재미있는 소형 아날로그 Synth 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온 Korg 역시 새로운 Volca Synth 들을 출시하였습니다. 대대적인 Modular Synth 열풍에 동참하는 Volca Modular, 새로운 샘플링 드럼 모듈인 Volca Drum 과 함께 Sequenz 사와의 협업으로 만든 멋진 목재 케이스를 선보였습니다. ( 다음 달 공개되는 레코드팩토리의 새로운 Lab 에는 전 좌석에 다양한 Volca 시리즈가 설치될 예정입니다! 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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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렴한 가격대에서 4-Voice 를 지원하여 큰 인기를 얻었던 Minilogue 아날로그 Synth 의 기능 강화판, Minilogue XD 가 새롭게 선보였습니다. 새로운 형태로 배치된 16 스텝 시퀀서는 물론, 기존 Prologue 에서 사용되었던 Digital-Multi Engine 이 채용되어 아날로그 오실레이터와 함께 FM / Wavetable 디지털 오실레이터를 레이어 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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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양한 아날로그 Drum Machine 과 Synth 로 유명한 Elektron 에서는 오히려 디지털 샘플 방식의 그루브 박스 Model:Samples 를 선보였습니다. 전통적인 아날로그 오실레이터 대신 디지털 샘플 방식을 채용하여 보다 직관적이고 쉬운 조작과 함께 부담스러웠던 가격을 크게 낮췄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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디지털 Synth 플러그인의 대표 주자 Spectrasonics 에서는 60 종류가 넘는 하드웨어 Synth 로 Omnisphere 를 컨트롤할 수 있는 Omnisphere v2.6 을 발표하였습니다. 기존 v2.5 에 비해 Roland Juno-106, Korg Minilogue XD, Nord Lead 3/4 등 30 여 종의 새로운 프로필이 추가되어 마치 하드웨어 아날로그 Synth 를 사용하는 듯한 감각으로 Omnisphere 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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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ynth 뿐 만이 아닌 시그널 프로세서 역시 레트로 아날로그 열풍이 대단하였습니다. 전설적인 하드웨어 컴프레서 / EQ 를 현대적으로 재생산하는 브랜드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, 비교적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AudioScape 사 역시 1176 Rev A 컴프 / 리미터와 Pultec EQP-1A 레플리카를 선보였습니다. $600~1000 사이의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로 하드웨어 시그널 프로세서의 컬러를 더할 수 있는 제품의 선택 폭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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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ape Machine 수리 / 복원 전문 회사인 Mara Machines 에서는 MCI JH 110, JH 24 등 다양한 Tape Machine 을 완벽하게 복원하여 새로운 컬러로 도색까지 진행하여 새 제품 같은 컨디션으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. 가격은 1/4~1/2 인치 2 트랙 모델의 $5,000~7,250 부터 2 인치 24 트랙 모델의 $9,000 까지 다양하며, Wireless Remote Control 과 같은 흥미로운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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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ccess Analog 에서는 Cloud 로 아날로그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. SSL G-Comp, Empirical Labs Distressor, Pultec EQP-1A 등 다양한 아날로그 아웃보드의 모든 파라메터에 컨트롤 스위치가 연결되어 있어, 유저가 플러그인에서 원하는 시그널 프로세서와 파라메터를 입력하고 네트워크로 오디오를 전송하면 D/A – 아날로그 프로세싱 – A/D 를 거쳐 네트워크로 다시 유저에게 사운드가 리턴되는 Cloud 아날로그 시그널 프로세싱입니다. 레이턴시, 동시 접속 문제 등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아 보이지만 흥미로운 컨셉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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굴지의 콘솔 메이커 SSL 에서는 DAW 로 믹스된 스테레오 마스터에 아날로그의 캐릭터를 더해주는 Fusion 프로세서를 선보였습니다. 하모닉 제너레이터, High / Low EQ, Tape 컴프레션의 느낌을 재현하는 High Frequency 컴프레서, Stereo Imager 등 다양한 프로세서와 함께 저역에 색채감을 더해주는 트랜스포머 서킷과 다른 하드웨어 프로세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Insert 옵션도 준비되어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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플러그인으로 명성이 높은 McDSP 에서는 플러그인 컨트롤 / 아날로그 프로세서 APB-16 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. DAW 내에서 전용 플러그인을 인서트 하면 실제 시그널을 썬더볼트로 전송하여 자체 D/A 컨버팅을 통해 아날로그로 프로세싱, 다시 자체 A/D 컨버팅 이후 썬더볼트로 DAW 리턴되는 아날로그 프로세싱을 구현합니다. 별도의 컨버팅 과정이 없이 DSP 로 시그널을 디지털 프로세스 하는 UAD 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구조로, 플러그인의 편의성과 트루 아날로그 프로세싱을 결합한 매우 흥미로운 제품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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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양한 콘솔 제조사 역시 60-70 년대 전설적인 콘솔에 현대적 컨셉을 더한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. API 의 새로운 The Box 2 는 기존 버젼의 4 채널에 불과했던 프리엠프와 500 시리즈 기반 채널 스트립을 8 채널로 확대, 프로젝트 스튜디오에서 메인 콘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유용성을 더했습니다. 여기에 16 채널의 라인 믹서와 스테레오 버스 컴프레서가 장착되어 있어 DAW 기반 믹싱에 아날로그 캐릭터를 더하는 써밍-믹서로도 훌륭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. 가격도 API 오리지널 콘솔로는 비교적 합리적인 (?) $15,955. 하지만 사진과 같이 모든 채널 스트립에 500 씨리즈 모듈을 장착할 경우 모듈 가격이 콘솔 가격에 육박할 수도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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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년에 공개되어 큰 화제를 모았던 Neve BCM10 MKII 역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. 전설적인 Neve 1073 프리엠프 / EQ 가 무려 10 채널이 탑재되어 있으며 고품질의 페이더와 스테레오 버스 컴프레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. 가격은 무려 $69,950 으로 개인이 구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제품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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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rident 의 전설적인 80 시리즈 콘솔을 재현한 Trident 68,78,88 라인업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. 모든 컴포넌트가 오리지널에 가깝게 제작되었으며, 기존 Toft Audio 의 ATB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퀄리티를 보여줍니다. 특히 88 모델의 경우 모든 파트가 Modular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어 메인테넌스가 용이하고, 좁은 공간임에도 Discrete Class A 타입의 프리엠프와 함께 Lundahl 트랜스포머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! 가격은 라인업과 채널 구성에 따라 $10,000 초반부터 $30,000 후반까지 구성되어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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히피적 분위기 (?) 가 물씬 풍기는 Tree Audio. 대표작인 진공관 콘솔 The Roots, 채널 스트립 The Branch, 써밍 믹서인 The Stem 등 이름부터 재미있는 완벽한 레트로 컨셉 & 디자인의 다양한 아날로그 믹서와 프로세서를 선보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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Universal Audio 는 자사의 DSP 플러그인 프로세서와 오리지널 하드웨어 프로세서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“Audio Comparatorium” 을 설치하였습니다. 1900 년대 초중반 과학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멋진 디자인의 부스에서 Distressor, 1176 등 다양한 시그널 프로세서의 하드웨어 / 플러그인 비교 테스트를 진행해 볼 수 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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레트로 아날로그 열풍이 가득했던 2019 NAMM Show 의 현장. 재미있게 보셨나요? 레코드팩토리 역시 새롭고 트랜디한 교육 과정 기획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득 얻을 수 있었던 멋진 시간이었답니다!

앞으로의 트랜드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, 전 세계의 뮤지션, 프로듀서, 엔지니어와 함께 한 공간에서 호흡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. 위 사진의 Andrew Scheps 같은 세계적 거장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고, 길을 걷다가 눈앞에서 Stevie Wonder 와 마주치는 흔치 않은 인생 경험을 할 수도 있었답니다.

전 세계의 음악 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NAMM Show. 미국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내년 1 월 열리는 2020 NAMM Show 에 꼭 함께 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!

< 글 / 사진 – 레코드팩토리 박종희 >